시리즈로 돌아가기
13화: 일상 6




  • 파이널 판타지 14 효월의 종언까지의 네타가 있습니다.
    효월의 종언 엔딩 이후의 시간대를 쓰고 있습니다.
  • 에스티니앙이 모험가를 수정 전 호칭(파트너)로 부르고 있습니다.
  • 빛의 전사의 호칭은 '모험가'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외견 묘사는 크게 하지 않지만, 제 캐릭터를 생각하며 쓰고 있습니다.
    여성 모험가, 주 직업은 음유시인 이라는 설정으로 읽으시는 게 편하실 수 있습니다.
  • 여러모로 게임 내 설정, 캐릭터 설정과 맞지 않는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캐릭터의 날조 설정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 모험가의 메타 발언, 캐릭터들의 게임 용어 사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2022.11.1 포스타입에 업로드 했던 글)








올려다 본 하늘은 맑았고,  느긋하게 하얀 구름이 흘러가고 있었다. 바람이 불지 않아서 약간 덥게 느껴졌지만 온도 자체는 그리 높은 편은 아니었다. 하늘에 둥실 떠있는 구름과 같이 느긋한 모습으로 벤치에 앉아있는 한 사람이 있었다. 바로 얼마전까지 아이테리스를 공포로 몰아넣었던 종말을 몰아내고 미래를 되찾은 영웅. 지금은 단순한 일개 모험가로서 돌아다니고 있는 모험가였다


늘 바삐 이곳저곳 돌아다니던 그가 이렇게 한가한 시간을 보내는 건 다름아닌 일이 없기 때문이었다. 종말이 끝나고 그 여파를 수습하기 위해 모험가의 손을 많이 필요로 할거라 예상했지만, 오히려 반대였다. 종말의 피해는 각국의 통제하에 수습되고 있었다. 공개적으로 모험가의 손을 빌리는 일은 하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은 자신의 삶을 수습하는데 바빠서 모험가에게 의뢰를 하고자 하는 사람들도 확 줄었다.


"한가하네..."


평화로운 것은 좋은 일이었지만, 모험가가 아무 일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을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는 게 문제였다. 무언가를 만들어볼까. 하지만 제작을 할 마음은 들지 않았다. 맵을 돌아다니며 돌발이라도 할까. 초코보가 없는 상황에서 혼자 돌발을 돌다가 실수라도 하면 아무리 자신이라도 버티기 어려울건 뻔했다. 그렇다고 모처럼 쉬고 있는 초코보를 다시 데리고 나오기도 미안했다.


고민만 머릿속에 쌓아두고 하는 것이라곤 시간죽이기로 하늘 구경만 하고 있었다. 이렇게 한가하고 무언가 해야한다는 책임감이 없는 평화로운 때도 드물었으니까. 잔뜩 만끽해두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흘러가는 하얀 구름이 용을 닮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면.


용을 닮은 구름을 보니 문득 지금은 의뢰를 받고 라자한에 가 있을 그 사람이 생각났다. 이래저래 말해도 일은 잘하는 사람이니 걱정한 필요는 없겠지. 그래도 뭔가 곤란한 일이 있으면 오랜 모험가 경험으로 도와줄 수 있을지도 몰랐다. 게다가 어차피 한가했으니 인사차 얼굴보러 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왔다고 내쫓을 사람도 아니었고.


모험가는 라자한에 있을 용기사, 에스티니앙을 만나기 위해 라자한으로 향했다. 에테라이트를 사용하면 한순간인 곳이었다. 그러나 라자한 비공정이 정상적으로 운영 시작했다는 이야기를 얼핏 들은 기억이 있었다. 어차피 시간도 남겠다, 비공정을 타고 가기로 했다.


"어서오세요!"

"안녕하세요. 역시 아직까진 한가한가보네요?"

"원래대로 돌아오지 오래되진 않았으니까요. 차차 괜찮아질거라 믿고 있습니다."


비공정을 타고 라자한에 도착하자 벌써 몇몇 사람들이 알아보고 말을 걸어왔다. 비공정을 이용하는 사람이 얼마 없어 승강장은 무척 한가했다. 모험가는 창을 매고 다니는 남자에 대해 물어보았고, 지금이라면 식당에 있을거라는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감사하다며 인사하고 발걸음을 옮겼다.


텅텅 비었던 예전과는 달리 식당엔 그래도 사람의 모습이 조금 보였다. 아직도 빈 자리는 많았지만, 이 상태면 가게 안에 사람이 가득해지는 것도 머지 않은 일같았다. 가게에 들어가자 예전에 주문을 받아 주었던 종업원이 반가워하며 오셨냐고 말을 해주었다.


"지금은 어떤 사람을 보러 왔어."

"아, 에스티니앙씨를 만나러 오셨군요? 저기 계세요."


이름을 꺼내지 않았는데도 자연스럽게 이름을 부르고는 손바닥을 위로 한 손으로 한 곳을 가리켰다. 그쪽을 바라보니 창을 걸터놓고 음식을 먹고 있는 에스티니앙의 모습이 보였다. 이미 대부분이 빈 그릇이었고, 조금 남은 꼬치를 뜯어먹는 모습이 보였다. 전직 푸른 용기사의 한가한 모습이라니. 에스티니앙이 이슈가르드를 떠나고서는 동방에서만 잠깐 만났기에 이런 모습을 보니 좀 색다른 느낌이었다. 올드 샬레이안에서도 그는 혼자서 돌아다녀 개인적인 모습을 볼 기회가 없는 편이었고.


간단하게 음료를 하나를 주문하자 종업원이 자리를 떴다. 천천히 에스티니앙에게 다가가 그의 앞에 있는 의자를 꺼내 앉았다. 이미 오는 걸 눈치채고 있었는지 딱히 놀란 모습 없이 에스티니앙은 자연스럽게 왔냐고 말을 걸었다.


"맛있어?"

"그래. 음식은 맛있더군."


에스티니앙은 모험가를 보지 않은 채 답을 했다. 모험가는 그 모습을 보며 배시시 웃으며 말을 이어나갔다.


"그건 다행이네. 역시 먹는 게 안맞으면 불편하잖아."

"배를 곪는 것 보다는 뭐라도 먹을 수 있는 게 낫지."

"나는 모험 다닐 때도 먹을 건 타협한 적 없는데."

"그건 네가 스스로 만들 줄 아니까 그런거 아니냐."

"하긴 그렇긴 해. 림사 로민사 비스마르크에서 직접 배운 요리인걸."


가벼운 이야기를 나누고 있자 모험가가 주문한 음료가 나왔다. 종업원이 편히 있다 가시라고 인사를 하며 물러나자 모험가가 손을 흔들어 인사를 건넸다. 그 모습을 잠시 바라본 에스티니앙이 본론을 꺼냈다.


"그래서 왜 온 거야?"

"한가해서. 에스티니앙은 잘 하고 있나~ 내가 도울 게 있나, 있으면 도와줄까? 해서 왔지."

"나보고 이제 어떻게 할거냐고 묻더니만, 사실은 네가 할 일이 없어졌나?"

"그래도 난 모험가인데 반해 에스티니앙은 모험가인 것도 아니잖아? 그땐 걱정이 됐으니까."

"지금 입장은 반대지."

"그래, 반대지만. 그래서 브리트라가 왜 불렀는데? 무슨 일인데?"


에스티니앙은 곧바로 답하지 않고 꼬치에 꽂혀있는 고기를 입에 물고 꼬치에서 쭉 빼내어 먹었다. 그러면서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 하더니 곧 음식을 씹어 삼키고 한가하다고 했지? 라고 되물었다. 아무 생각 없이 모험가가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다고 답했다.


"좋아. 그러면 다 먹고 어디 좀 가자. 너도 뭐 시킬 거냐?"

"아니, 오기 전에 뭐 먹었으니까 괜찮아."


그렇다면 됐다고 말하며 에스티니앙은 조금 남은 음식을 해치우기 시작했다. 말하는 것을 보면 아무 일도 없이 라자한에 있는 건 아닌 모양이었다. 브리트라가 정말로 어떤 일을 부탁하기 위해 에스티니앙을 부른 것 같은데 대체 무엇일지 예상되지 않았다. 에스티니앙이 기꺼이 같이 가자고 말하는 것을 보면 자신이 할 일이 아예 없는 의뢰는 아닌 모양이었다. 모험가는 깊은 숨을 내뱉으며 웃었다. 얼굴보고 인사하는 것도 좋지만, 도와주겠다고 찾아왔는데 할 일이 없으면 그것도 멋쩍은 일이었으니까.






분명 가벼운 마음으로 에스티니앙을 따라왔는데 어쩌다 이렇게 되어버린걸까. 차버린 숨으로 바쁘게 들썩이는 상체를 천천히 숨을 고르며 진정시키며 모험가는 생각했다. 눈 앞에는 별빛전사단 사람들이 한쪽 무릎을 꿇고 바닥에 주저앉아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모험가의 옆에 서있는 에스티니앙은 멀쩡한 얼굴로 서 있었다.


도착하자 상황을 파악하기도 전에 에스티니앙이 오늘은 이녀석도 함께할거다 라고 말을 꺼내더니 창을 들었다. 별빛전사단이 잘 부탁드린다며 인사를 하고 무기를 손에 들자 모험가는 얼떨결에 같이 무기를 꺼내들었다.


한쪽이 일방적으로 반대편을 괴롭히는 것처럼 보이는 대련이 끝났다. 모험가는 무기를 거두고 에스티니앙을 쳐다보았다.


"브리트라에게 이녀석들 훈련을 부탁받았다. 오늘은 가볍게 대련을 하기로 했는데, 활 쓰는 녀석도 있으니 네가 있으면 보고 배울 점이 있을 것 같아서 왔어."

"미리 말을 해달라고 미리."

"어차피 오면 알 수 있는 일이잖아? 미리 말했다고 안 오진 않았을테고. 안그러냐, 파트너."

"...맞는 말이긴 한데. 알고 오는거랑 지금처럼 무턱대고 오는거랑은 놀라는 게 다르잖아."


불평 가득한 목소리로 말을 늘어놓긴 했지만, 웃으면서 이야기를 듣는 에스티니앙을 보고 있자니 더 이상 불평을 말할 생각이 들지 않았다. 모험가는 애꿎은 콧바람만 세게 내면서 고개를 돌려 쓰러진 별빛전사들을 바라보았다.


아무래도 대련은 계속 할 수 없을 것 같았다. 그건 에스티니앙도 같은 의견이었다. 결국 휴식시간을 갖기로 했다. 말로 꺼내진 않았지만, 별빛전사단 사람들이 안도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그나저나 에스티니앙에게 별빛전사단의 훈련을 맡기다니. 용기사단 소속이기도 했고, 푸른 용기사로 실력은 확실하니까."

"그녀석 처음에는 식사와 거주할 정소를 그냥 내어주더니 나중에 가서야 본론을 꺼내더군."

"역시나 태수님. 사람 쓰는 법을 아시네."

"미안하다. 우선 라자한에 익숙해지는 편이 일을 수행하는게 더 편해질 거라고 생각하여 한 판단이었는데, 오히려 불편하게 했을까."


팔짱을 끼고 서있던 에스티니앙과 그런 에스티니앙을 보고 따라서 팔짱을 낀 모험가는 철썩이는 파도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다 익숙한 목소리를 듣고 두 사람은 몸을 돌렸다. 여전히 팔짱을 낀 채 담담한 에스티니앙과는 달리 모험가는 팔짱을 풀고 놀란 표정으로 목소리의 주인을 바라보았다.


"바르샨."

"브리트라냐."


모험가는 어린 아우라 소년을 보며 그 모습이 갖고 있는 이름을 불렀다. 에스티니앙은 아우라 소년의 모습을 한 인형을 움직이는 본체의 이름을 불렀다. 불린 이름이 두 개임에도 그는 아무런 동요없이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모험가를 올려다보며 인형은 살짝 미소지었다.


"그대가 왔는 줄 알았으면 마땅한 대접을 했을텐데 늦어버렸군."

"이녀석도 한가해서 온 거라 별로 상관 없을걸."

"맞긴 한데, 내가 해야 하는 말이지. 에스티니앙 말이 맞긴 해요. 그냥 놀러온 거니까 신경쓰지 않아도 됩니다."

"그런가. 그래도 별빛전사단의 훈련을 도와줘서 고맙다."

"아뇨, 훈련이라기 보다는..."


모험가는 말을 잇지 못했다. 말이 대련이었지 사실상 대련이라고 부르기 어려운 힘자랑에 가까운 전투였다. 에스티니앙과 모험가가 밀어붙이면, 별빛전사단은 그대로 밀리는 단순한 모습이었다. 확실히 별빛전사단은 강했지만, 한쪽은 푸른 용기사였고 한쪽은 온갖 실전 경험을 다 쌓아온 영웅이라 불리는 모험가였다. 


"다들 무척 강했어요!"


모험가는 밝은 목소리로 그렇게 말했다. 브리트라는 어떻게든 좋게 이야기해주려는 모험가를 보고 별빛전사단을 바라보았다. 어느새 자리에 일어나 숙연한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그들과 눈이 마주쳤다. 어떤 상황이었는지 보지않았지만, 전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일 잘하고 있나 확인하러 온거냐?"

"하여간 말하는거봐."

"대련을 한다고 들었기에 한번 보러오긴 했다만, 오늘은 이만 끝인 것 같군."

"아니, 쉬고 있을 뿐이야. 있다가 한판 더 할거다. 그렇지, 파트너?"

"나야 상관없긴 한데."


모험가는 서있는 별빛전사들을 바라보았다. 브리트라가 앞에 있어서인지 아무렇지 않은 척 서있었다. 그러나 누가봐도 체력이 한계를 맞이한 모습을 보였다. 아직도 고르지 않고 헐떡이는 숨과 땀 범벅이 되어버린 얼굴. 기운이 없는 표정을 보아하니 지쳐서 더이상 대련하기는 어려워보였다.


저 상태로 괜히 훈련이나 대련을 계속했다가는 오히려 부상을 입어서 문제가 될 가능성이 높아보였다. 용기사단에 있었던 에스티니앙이 그걸 알아보지 못할리 없었다. 그런 생각을 한 모험가는 팔꿈치로 에스티니앙을 살짝 툭 치고 올려다보았다. 말은 없었지만, 모험가의 생각을 눈치챈 것인지 아니면 모르겠다는 것인지 에스티니앙은 어깨를 가볍게 으쓱해보였다.


눈을 가늘게 뜨고 에스티니앙을 바라보던 모험가는 이번엔 주먹을 쥐고서 힘을 빼고 약하게 에스티니앙의 팔을 탁 쳤다. 그제야 그는 작은 한숨같이 숨을 후 내뱉더니 오늘은 이쯤 하는 것도 괜찮겠지. 입을 열었다. 브리트라는 모험가에게 신경써주어 고맙다는 인사를 건넸고, 별빛전사단의 표정은 약간 밝아질 수 있었다.






"정말 괜찮은데요."

"라자한 아이들의 마음이다. 받아주지 않겠나. 다들 감사를 표하고 싶지만 그러지 못한 것에 아쉬워하고 있었으니."

"그렇게 말하시면 거절 할 수 없네요..."


궁전의 손님 방에 초대를 받아 도착하자 그곳에는 음식이 준비되어 있었다. 시간이 어느새 저녁시간을 넘어있었기 때문에, 아까 먹은 점심은 이미 다 소화되고도 남은 시간이었다. 음식을 대접해주는 건 감사했지만, 호화로운 음식에 모험가는 자기가 오면 안될 곳에 온 사람처럼 안절부절 못하고 있었다.


"영웅님이잖아. 귀빈취급은 많이 받은거 아냐?"

"그나마 받은 귀빈 취급이 이슈가르드에서 아이메리크 총장님께 초대받았을 때 정도라고."

"경험이 아예 없는 건 아니네."


라자한에 도착해서 이런 일을 겪은게 한두번이 아닌지 에스티니앙은 자연스럽게 음식에 손을 대고 있었다. 브리트라는 사양말라며 음식을 손바닥이 보이게 편 손으로 가리켰다. 모험가는 감사의 뜻으로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천천히 음식을 바라보고 손을 뻗었다.


"나도 다니다보면 종종 붙잡히는 일이 있어서 정말 곤란해."

"우리 둘 다 이런건 익숙하지 않다보니까."

"다른 장소에선 감사인사를 받지 않는 것인가?"

"대놓고 우리가 했다! 라고 말하면서 돌아다니진 않으니까요."

"딱히 감사인사를 받고자 하는 일도 아니고."

"그렇지."


괜히 서로를 파트너라고 부르는 것이 아닌지 서로의 입장을 잘 이해하며 말을 꺼내는 두사람의 모습을 브리트라는 웃으며 바라보았다.


"사이가 좋군."

"...파트너니까요?"


에스티니앙은 굳이 말을 꺼내지 않았고, 모험가는 당연하다는 듯 입을 열었다. 이해자가 있는 것은 좋은 것이라며 브리트라도 한마디를 꺼냈다.


어느새 테이블에 가득했던 음식들은 사라지고, 빈접시들마저 전부 정리되어 테이블 위는 깨끗해졌다. 창밖의 하늘은 어느새 어둠이 깔려있었다.


"혹시 내일은 예정이 있는가?"

"아뇨, 의뢰를 받은게 없어서 일정도 없어요."

"그러면 혹시 아이들의 훈련을 봐줄 순 없을까. 활을 쓰는 아이들에겐 분명 좋은 가르침이 될 것이니."

"그래. 이렇게 나온다고."


에스티니앙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식사와 거주할 장소를 그냥 내어주더니 본론을 꺼냈다고 했던 그 말이 왜 이제와서 생각이 난 걸까. 이렇게 대접을 받고서 부탁을 받으면 거절하기 어렵지 않은가.


"...제가 남을 가르치는덴 소질이 없어서 잘 할 수 있을진 몰라요?"

"괜찮다. 영웅의 활솜씨를 가까이서 보는 것만으로도 많은 배움이 되겠지."

"그럼 내일 일정도 결정됐군, 안그러냐 파트너."

"그러게..."


한가했다. 할 일이 필요한 건 맞았지만, 남을 가르치는 건 모험가에겐 맞지 않은 일이었다. 언젠가 마물을 어떻게 상대해야 되냐는 질문에 자기 나름대로 답변을 해주었다가, 전혀 도움이 안되는 답변 감사하다는 답을 들은 기억이 떠올랐다.


부디 이번에는 그때보단 좋은 조언을 할 수 있기를. 뭐가 그리 즐거운지 술잔을 입에 가져가며 파트너인 자신을 보고 웃는 에스티니앙을 살짝 노려보곤 모험가는 힘없이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