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이널 판타지14 창천~칠흑의 반역자(5.55)의 네타가 있습니다.
홍련의 해방자 용기사 잡퀘스트의 내용이 약간 섞여있습니다. - 빛의 전사의 호칭은 '모험가'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등장하는 초코보 또한 '초코보' 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제 캐릭터를 기준으로 쓰기 때문에, 설정이나 성격에 불편함을 느끼실 수 있습니다.
여성 모험가 이며, 음유시인 이라는 설정입니다. - 여러모로 게임 내 설정과 맞지 않는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 모험가의 초코보가 에스티니앙만 싫어하는 이야기.
(2022.03.21 포스타입에 업로드 했던 글)
모처럼 맑은 날씨의 모르도나에 꾸엑꾸엑 초코보 우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모험가들이 자주 왔다 갔다 하는 모르도나에서 초코보 우는 소리가 들리는 건 그다지 드문 일은 아니었다. 단지 울음소리가 들리는 곳이 일곱째 낙원에서 관리하는 초코보 축사라는 것이 모르도나에 있는 사람들에겐 놀랄만한 일이었다. 일곱째 낙원에는 모르도나에 있는 사람들이라면 암암리에 알고 있는 새벽의 혈맹의 기지가 있었다. 그쪽 축사에 자주 모습을 보이는 두 마리의 초코보는 그 새벽의 혈맹 영웅이라 불리는 모험가의 초코보였다.
자신에게 위해를 끼치려는 상대에겐 위협하며 공격을 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기본적으론 둘 다 온화한 성격을 가지고 있어 낯선 사람들이 다가와도 크게 경계를 하지 않았다. 그다지 소란스러운 소리를 내는 편이 아니라, 축사에 두 마리의 초코보가 있는지 모르고 지나가는 날이 훨씬 많았다. 그런 두 마리 중 한 마리가 웬일인지 큰소리를 지르며 울고 있었다. 그래도 놀라서 달려오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모험가의 초코보는 웬만한 모험가와 지지 않을 정도로 강했고, 초코보 곁에는 주인인 모험가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축사 앞에는 두 사람의 모습이 보였다. 한 사람은 초코보의 주인인 모험가였고, 한 명은 등에 긴 창을 매고 있는 남자였다. 그 긴 창을 본 사람들은 누구나 용기사란 호칭을 머릿속에 떠올릴 것이었고, 실제로 남자가 용기사 인 건 맞았다. 그저 그런 용기사는 아니었지만, 그 사실은 이젠 다른 사람들에게도 남자 자신에게도 크게 중요한 이야기는 아니었다. 그에게 있어서 중요한 이야기는 자신을 경계하고 있는 눈앞에 있는 초코보 뿐이었다.
"초코보, 초코보~? 오늘따라 왜 이러지."
초코보의 주인은 이름을 부르면서 열심히 초코보를 달래고 있지만, 진정할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초코보의 우는 소리가 계속되면 될수록 당황하며 어쩔 줄 모르는 모험가의 모습만 보일 뿐이었다. 그런 모험가의 모습을 보며 용기사인 남자, 에스티니앙은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에스티니앙과 모험가의 초코보가 만난 게 오늘이 처음은 아니었다. 에오르제아에서 배를 타고 한참 떠나 도착할 수 있는 동방대륙에서 두 사람은 만난 적이 있었다. 대체 어떤 우연인지 그 넓은 동방에서 우연히 두 사람은 만날 수 있었고, 같이 창을 들고 자신을 잃어버린 용과 힘을 합쳐 싸우기도 했다.
그때에도 모험가는 초코보를 타고 있었다. 단지 그때의 초코보는 모험가를 등에 태우고 넓은 땅을 마음껏 달리는 게 기분 좋은지 신이 나서 노래를 부르느라 에스티니앙은 눈에 보이지 않았고, 에스티니앙은 초코보도 제 주인을 닮는군 생각하며 별 생각 없이 초코보를 보았다. 다시 만나자 이렇게 격렬한 반응을 보일 줄은 모험가도 에스티니앙도 예상하지 못했다.
"꾸~엑!"
"초코보, 초코보! 왜 그래"
누가 봐도 눈앞에 있는 에스티니앙을 바라보며 위협하려는 듯이 소리를 높이며 날개를 퍼덕이고 있었다. 초코보가 유난히 자신을 싫어한다는 이야기는 지금까지 들어본 적이 없었다. 그는 이슈가르드 용기사단 소속 용기사였다. 이슈가르드에서 관리하는 군용 초코보도 몇 번이나 봤었다. 그때 자신에게 적의를 보이는 초코보가 있었던 기억은 없었다. 에스티니앙은 팔짱을 끼고 초코보를 말리느라 진땀을 빼고 있는 모험가를 바라보았다.
"동방에서 봤을 때랑은 딴판인데. 원래 이런 성격이냐?"
"아니야. 초코보는 세상에서 제일 착한 초코보인데. 자신을 위협하거나, 나에게 나쁜 사람들만 싫어하는데……."
모험가는 에스티니앙을 바라보지 못하고 초코보를 보며 말을 하다 말 끝을 흐렸다.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에스티니앙이 말을 이었다.
"그래, 너에게 나쁜 사람들만 뭐? 그럼 이건 내가 잘못했다는건가?"
모험가는 에스티니앙의 말을 듣고 획 고개를 돌려 에스티니앙을 바라봤다가 입을 다물었다. 흔들리는 눈동자가 고민하는 그의 머릿속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모험가는 초코보를 한 번 보고 다시 에스티니앙을 한 번 쳐다보았다. 뭐라고 말을 해야 할지 고민하는 사이에 초코보가 더욱 격렬하게 날개를 퍼덕이며 공격하려는 듯 다리도 들어 올렸다 내렸다 하며 위협했다.
모험가의 초코보를 공격해서 다치게 할 생각은 없었지만, 그렇다고 자신을 위협하는 동물을 가만히 보고 있을 생각도 없었다. 그저 위협할 생각으로 창을 들어 축사의 나무 기둥을 창으로 탁 쳤다. 이 행동에 더 흥분해서 완전히 달려들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초코보의 반응은 반대였다. 에스티니앙이 창으로 나무기둥을 치자 재빠르게 축사 안쪽, 자신이 서 있는 곳에서 뒤쪽으로 순식간에 물러나 있었다.
"뭐야, 나름 재빠르잖아."
"그야 같이 모험 다닌 지 오래되었으니까. 초코보도 많이 강하다고?"
"그래, 너랑 동방까지 갈 정도인데 그 정도 힘이야 있겠지. 누가 그걸 모르겠어."
"꾸엑! 삑! 꾸엑!"
"저거 내 욕하는거지?"
"잠깐 있어봐봐, 자꾸 그렇게 대답하니까 초코보가 기분 나빠하는거잖아."
"내 잘못이라고?"
높고 크게 위협적인 울음소리를 내는 초코보와 그런 초코보를 달래는 것인지, 에스티니앙에게 한소리가 하고 싶은 것뿐인지 알 수 없는 모험가의 목소리. 그런 둘을 바라보며 어이없어하며 대꾸하는 에스티니앙의 목소리가 한참 동안 일곱째 낙원 근처에서 들리고 있었다. 그리고 이 소리는 모험가와 에스티니앙이 같이 돌의 집에 가기 위해 일곱째 낙원으로 향하자 더 이상 들리지 않게 되었다.
정확히 무슨 일인진 몰라도 바깥이 소란스러웠던 건 알았는지, 돌의 집에 있던 새벽의 혈맹 소속 사람들이 하나둘 모험가와 에스티니앙 곁으로 다가와 무슨 일인지 물었다. 모험가는 가까이 온 사람들에게 간단히 바깥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 말해주었고, 에스티니앙은 이야기는 모험가에게 맡기려는 생각인 건지 그대로 돌의 집 안으로 들어가 적당한 장소에 몸을 기대고 섰다.
아무래도 모험가의 초코보는 에스티니앙을 싫어하는 것 같다는 이야기가 돌의 집 안에서 퍼지자, 새벽의 혈명에 속한 사람들이 혹시 자신들도 그런 건 아닐까 걱정하기 시작했다. 결국 모험가가 시간이 있을 때 돌아가며 모험가의 초코보와 인사를 하는 시간을 가지기로 했다. 평소라면 초코보는 축사에 두고 맘편히 만나서 인사해도 괜찮다고 말했을 모험가였지만, 에스티니앙을 보며 경계하는 모습을 보고는 마냥 맘편히 다른 사람과 초코보 단둘이 만나게 할 순 없을 것 같았다.
걱정과는 달리 초코보는 누구를 데리고 와 인사를 해도 반가워하고 좋아했다. 위협적인 날갯짓이 아닌 신이나 노래를 하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기꺼이 등도 내줘서 태워주기도 했었다. 알리제와 그라하 티아는 한번 초코보를 올라타 모험가와 함께 모르도나를 한바퀴 돌기도 했다. 모험가의 초코보는 새벽의 혈맹의 모든 사람에게 우호적이었다. 딱 한 명. 새로 새벽의 혈맹에 들어온 에스티니앙만 빼고.
"……."
"꾸엑!"
여전히 자신을 바라보며 위협적으로 날개를 퍼덕이는 모험가의 초코보를 바라보며 에스티니앙은 서 있었다. 손에는 바구니가 들려있었다. 그 바구니엔 카락카의 야채가 보였다. 이슈가르드에서 기르는 초코보들은 모두 신경써서 먹이를 챙겨주고 있었기에, 모험가의 초코보에게 먹여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곧바로 이슈가르드로 향했다.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과 만나지 않도록 길을 돌아 초코보 훈련소에서 꽤 괜찮은 야채를 받아올 수 있었다. 그걸 손에 든 순간 지금 대체 무슨 짓을 하는 건지 스스로도 이상했지만, 일단 받기까지 한 것이니 들고 모르도나까지 돌아왔다. 돌아온 것까지는 좋았다.
“보통 짐승들은 먹을 거엔 약하지 않나?”
얌전히 축사에 누워서 휴식을 취하고 있던 모험가의 초코보는 에스티니앙의 모습이 보이자마자 자리에서 일어나 위협을 하기 시작했다. 손에 들고 있는 카락카의 야채를 보여줘도 아무 소용이 없었다. 모처럼 이슈가르드까지 가서 얻어온 보람이 하나도 없어지는 순간이었다.
"넌 대체 내 뭐가 맘에 안들어."
"꾸엑, 꾸엑!"
뭐라고 말하고 싶은마냥 초코보는 소리를 질렀지만 에스티니앙이 초코보의 울음소리를 알아들을 수 있을리가 없었다.
“초월하는 힘이었나. 그런게 있으면 알아 들을 수 있나. 나참. 그 특이한 힘을 이럴 때 빌려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다니.”
“…….”
모험가의 초코보가 자신을 마음에 들지 않아해도 에스티니앙은 크게 상관 없었다. 그의 초코보를 에스티니앙이 탈 것도 아니었고, 타게 될 일도 없을테니 이대로라도 상관 없었다. 그렇지만 다른 사람들에겐 살갑게 대하는 녀석이 자신에게만 저러는 게 어쩐지 신경에 거슬렸다.
모르도나에 지내면서, 모험가와 가까이 지내면서 모험가의 초코보가 모험가와 함께 전투하는 모습도 많이 볼 수 있었다. 실제로 초코보는 모험가가 우호적인 사람에겐 똑같이 우호적으로 행동했고, 모험가가 조금이라도 불편해 하면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런 모습을 보고 있자니 문득 한가지 생각이 스쳐지나가고 만 것이었다.
그렇다면 모험가의 초코보가 자신을 싫어하는 건 파트너인 모험가가 자신을 불편해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단 생각이었다. 파트너가? 나를? 에스티니앙은 도저히 알 수 없었다. 모험가 본인에게 묻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일이란 걸 에스티니앙 본인도 알고 있었다. 그래도 굳이 말을 꺼내지 않는건, 모험가가 되돌려줄 답을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니라고 말을 하겠지. 바보같이 사람좋은 그를 보자면 너무나도 뻔한 일이었다.
"파트너가 그럴 녀석도 아닌 것 같고. 넌 대체 뭘 보고 나에게 그러는거냐."
"꾸에엑!"
좀 더 에스티니앙의 가까이에 다가온 초코보가 에스티니앙의 말을 듣고 매섭게 날개를 퍼덕였다. 그로인해 생긴 바람이 에스티니앙의 얼굴을 철썩철썩 치고 지나갔다. 아무리 뛰어난 용기사라 하더라고 불어오는 바람까지 피할 순 없었다. 어쩌면 피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그럴 생각이 없었을 지도 모른다. 그저 카락카의 야채가 들린 바구니를 바닥에 내려놓고 초코보 날개바람으로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한번 쓸어넘겼다.
말을 걸어도 답이 돌아오지 않는 상황에서 더 할 수 있는 건 없었다. 심지어 상대방은 창을 들어서 어떻게 할 수 있는 상대도 아니었다. 모험가의 초코보니 상처입힐 수 없었다. 그저 카락카의 야채만 축사에 두고 자신은 돌의 집으로 들어가야겠다. 그런 생각을 하는 도중 인기척이 느껴져 몸을 돌렸다. 그곳에선 어정쩡하게 서서 이쪽을 바라보고 있는 붉은머리 미코테가 보였다.
"아, 방해할 생각은 없었는데."
"딱히 방해랄 것도 없다만. 이것만 두고 갈 거라서."
에스티니앙은 바닥에 놓은 바구니를 발로 툭 쳤다. 붉은머리 미코테, 그라하 티아는 살짝 웃으면서 조심스레 축사 앞으로 다가갔다. 놀랍게도 그라하 티아의 모습을 본 모험가의 초코보는 금방 진정을 하곤 언제 그랬냐는 듯 얌전한 모습으로 그라하 티아가 서 있는 쪽으로 걸어갔다. 마치 쓰다듬어 달라는 듯 고개를 쭉 내밀자 익숙한 모습으로 그라하 티아는 초코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 이야기는 들었어. 초코보가 예민하게 구는 건 딱히 당신이 싫기 때문은 아니라고 생각해. 창을 들고 있어서 경계하는 건 아닐까? 동물들은 그런 것에 예민한 편이니."
일리있는 소리였다. 에스티니앙은 항상 마창 니드호그를 등에 매고 있었다. 딱히 힘을 쓰고 있지않더라도 창에서 느껴지는 느낌이나 흐름은 감각이 예민한 동물들에겐 신경이 쓰일지도 몰랐다. 그렇다면 자신이 어떻게 하더라도 이녀석에게 좋게 보일 순 없겠지. 조용히 생각을 하는 에스티니앙에게 그라하 티아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모험가의 초코보 답게 몸도 튼튼하고, 하늘을 날 수 있는건 특정 종 밖에 안된다고 들었는데 이 아인 날 수도 있어서 굉장히 놀랐어. 한번 타보니까 정말 든든하더라. 모험가는 늘 이렇게 든든한 마음으로 초코보를 타고 돌아다녔겠지."
"다른 곳은 몰라도 적어도 동방은 그러는 것 같던데."
"동방……! 당신과 모험가는 그곳에서도 만났던건가. 아니, 그 이야기는 나중에 듣도록 하고. 그래도 모험가의 초코보니까 금방 당신에게도 익숙해질거야. 그때엔 당신도 한번 타보는건 어때?"
눈을 빛내며 이야기하는 그라하 티아를 보며 에스티니앙은 이슈가르드에서 처음 봤을 때가 떠올랐다. 모험가 주변엔 특이한 녀석들 밖에 없는건가 생각이 들 무렵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에스티니앙, 초코보 타게?"
놀란 목소리의 모험가가 후다닥 축사 근처로 달려왔다. 기분 좋게 그라하 티아에게 쓰다듬어지고 있던 초코보는 반가운 주인의 모습이 보이자 신나서 노래를 불렀다. 그런 초코보를 보며 모험가는 한번 웃으며 인사를 하고, 그라하 티아에게도 짧게 인사를 했다. 그라하 티아가 웃으며 반갑게 인사를 하는 모습을 보자마자 모험가는 몸을 획 돌려 에스티니앙을 바라보았다.
"타게?"
에스티니앙을 바라보며 한번 더 물어보는 모험가는 놀란 표정이었다. 처음엔 걱정을 해서 달려온건가 싶었지만, 그런 모습은 하나도 보이지 않고 그저 놀란 채로 같은 말을 반복하는 모습이 조금 이상하게 보였다. 에스티니앙은 초코보를 탈 생각이 없었다. 굳이 탈 필요를 느끼지 못했고, 주인이 따로 있는 초코보를 탈 생각도 없었다. 그건 모험가의 초코보를 처음 봤을 때부터 변함없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모험가는 뭐가 불안한지 에스티니앙의 답이 돌아오기 전에 말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어, 그치만. 초코보는 에스티니앙을 좀 불편해 하는 것 같기도 하고? 그리고 에스티니앙은 어, 용을 주로 탔으니까 좀 익숙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초코보는 내거이기도 하고……."
점점 모험가의 목소리가 줄어들더니 마지막엔 땅으로 기어들어가는 수준으로 작아졌다. 작은 목소리에도 신경쓰이는 단어가 들렸고, 에스티니앙은 그 단어를 놓치지 않았다.
"거기서 용이 왜 나오냐."
"그치만."
"그치만 뭐?"
"에스티니앙은, 티아마트 등도 ……탔고."
"그래서?"
"초코보 등은 내줄 수 없어!"
모험가가 마치 에스티니앙에게서 보호하려는 듯이 초코보의 머리 쪽을 끌어안았다. 에스티니앙은 할 말을 잃었고, 뒤에서 그 모습을 바라보던 그라하 티아는 손을 턱에 대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렇구나. 초코보는 모험가와 오래 다녀서 모험가의 마음을 잘 아니까, 이 마음도 눈치채고 그래서 에스티니앙만……!"
"겨우 그걸로 내내 저녀석에게 귀 아픈 소리 듣게 했다고?"
"그치만 다 탈 순 있어도, 내 초코보 만큼은 안되는걸!"
"파글단에서 너도 탔었잖아."
"그건 그거고! 티아마트는 티아마트고! 이건 이거고!"
에스티니앙은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저런 성격이라는 걸 모르는 건 아니었다. 모르는 건 아니었지만, 겨우 저런 걸로 처음 돌의 집에 왔을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모험가의 초코보에게 꾸엑꾸엑 귀 아픈 소리를 계속 듣고, 모험가의 초코보를 신경썼다는 것이 한심스러웠다. 에스티니앙은 모험가를 불렀다. 모험가는 왜 라고 답을 했고, 답이 들리자마자 에스티니앙은 이슈가르드에서 가져온 카락카의 야채가 담긴 바구니를 모험가에게 던졌다. 당황해서 하나 떨어트리긴 했지만, 모험가는 조심스레 바구니를 받아들였다.
"난 들어간다. 먹이든가 말든가."
그 말만 남기고 정말 뒤도 돌아보지 않고 에스티니앙은 돌의 집으로 향해갔다. 그라하 티아는 웃으면서 바닥에 떨어진 카락카의 야채를 들어 모험가가 들고 있는 바구니의 안에 넣어주었다. 고맙다는 말을 꺼낸 모험가는 조심스럽게 그라하에게 내가 잘못한거야? 라고 물었고, 그라하 티아는 웃으면서 잘못은 하지 않았지만 하고 말을 흐렸다.
날이 흐르자 모험가의 초코보는 에스티니앙을 보며 예전처럼 노골적인 위협을 하진 않았지만, 여전히 노려보거나 근처에 가지 않으려고 하는 등 경계하는 모습은 계속 보였다. 예전과 다른 점이 있다면, 모험가의 초코보가 그런 모습을 보여도 에스티니앙은 이젠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자신을 무시하는 것 같은 그런 모습에 오히려 모험가의 초코보에게 에스티니앙의 호감도는 나날이 떨어지고 있었지만, 그건 에스티니앙도 주인인 모험가도 알지 못하는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