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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식 시간



  • 포켓몬 레전즈 ZA 드림글입니다. 레전자의 네타가 있을 수 있습니다.
  • 드림주=게임주인공 인 드림 입니다.
  • 카라스바의 드림글이며, 드림주의 이름과 개인 설정 등이 등장합니다.
  • 내용없음, 의미없음, 퇴고 없음. 진짜 생각없이 써서 난 이상한 글도 잘 본다 하시는 분만


※여러모로 게임 내 설정과 맞지 않은 것들이 있습니다. 대부분 날조를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글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의 캐해석이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 사실에 대한 의견은 받지 않습니다.

그냥 이 사람은 이렇게 생각하는구나 정도로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작은 호텔방에 메가니움이 몸을 웅크려 누워있었다. 크기가 큰 메가니움이 아니라 작은 방임에도 누울자리가 부족하진 않았다. 아슬아슬하게 자리가 부족하지 않을 정도라 여유가 있는 것 또한 아니었으나, 자신의 트레이너를 품에 들어오게 할 정도의 자리는 만들 수 있었다. 메가니움의 품 속에 들어간 트레이너는 그의 목덜미에 얼굴을 파묻고 움직이지 않았다. 작은 호텔방에는 트레이너의 색색거리는 숨소리와 메가니움의 숨소리만 조용하게 울렸다. 이 시간이 리아가 마음편히 휴식을 취하는 몇 안되는 시간이었다.


노크소리가 들리지 않는 이상,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자신들만의 장소. 온몸을 감싸는 따뜻한 메가니움의 체온과 온기를 주고받는 자신의 체온. 심지어 마음을 편안하게 만드는 메가니움의 꽃향기 효과가 더해지니 이보다 더 편할 수는 없었다. 리아에게 휴식이라 부르는 시간은 이 시간 뿐이었으나, 이 순간만으로도 충분했다. 다른 요소, 다른 시간과 장소는 영영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자신과 메가니움, 몸을 눕힐 장소만 있으면 충분하다고. 그러던 자신이 그 누구도 편히 쉴 수 없는 장소를 자신이 휴식을 위해 찾아오는 장소 중 하나로 추가하게 될 줄은 리아는 몰랐다.


새까만 소파에 주저없이 자리를 차지한 리아는 모자를 벗어 남은 소파의 빈자리에 놓았다. 주위를 둘러보면 비싼 물건들 투성이에 새까만 디자인 뿐. 소파는 앉기 편한 좋은 느낌의 비싼 소파였다. 그저 이곳에 앉는 사람들은 보통 마음에 무거운 짐을 가진 채 앉게 되니 소파의 편함따위 느낄 수 없는 그런 곳이었다. 상대방의 말에 곧이곧대로 네 하고 답하지 않으면 나가지 못하는 모래지옥 같은 곳.


리아는 누보카페에서 테이크아웃 해 온 화염방사 로스트 커피에 자기가 사온 미르갈레트를 탁상 위에 올려놓았다. 고개를 들면 바로 시선이 마주치는 자리에 누가봐도 자신의 행동을 탐탁지 않게 바라보는 누군가의 시선을 애써 무시했다. 이렇게 눈치보게 되는 장소가 편하다고 생각하게 되다니. 사람의 마음이란 건 정말 알 수 없는 것이었다. 자기 자신의 마음이어도.


"멋대로 들어와도 된다고 한 적은 없는 거 같은데."


가져온 물건들을 차례차례 자신의 옆이나 탁상 위에 올려두며 정리하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던 카라스바는 정리가 모두 끝나고 나서야 한마디 하기 시작했다.


"놀라 오라면서요."

"가끔 배틀 상대 정도야 해주겠단 소리였지, 누가 카페 대체 장소로 여기 오라고 했어."

"에이, 어차피 사람도 없는데 쩨쩨하게 굴지 마시고 편한 소파 좀 빌려주세요. 자리도 이렇게 많은데."

"쉬라고 만들어 놓은 자리가 아니야."

"아, 이 쇼핑백은 선물용 미르갈레트예요. 나중에 펜드라나 다른 애들에게 주세요."


처음 여기에 왔을 때는 겁먹었으면서도 따박따박 할 말을 하며 대드는 모습을 보고 적어도 생각은 있는 녀석이라 판단했다. 사람을 잘 못 본것인지 모든 이야기를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는 모습에 카라스바는 골치가 아팠다. 마음에 드는 녀석이 아니었으면 내쫓고도 남았겠지. 그러나 카라스바가 물건을 내려놓지도 못하게 바로 내쫓아버리거나 하지 않고 기다려 준 이유는 리아가 나름대로 카라스바에게 마음에 드는 녀석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무슨 커다란 이유가 없어도 미르 사람들의 부탁에 발벗고 나서는 별난 녀석.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헤실헤실 웃으면서 미르 사람들에게 친절을 보이는 녀석. 포켓몬을 소중히 대할 줄 알고, 가끔은 파트너를 꺼내지도 않고 야생 포켓몬의 공격을 맞으면서 도망치는 녀석. 그럼에도 포켓몬 배틀에 뛰어난 실력을 보이는 강자. ZA로열에서 자신을 이기고, 유카리를 이기고 의문의 강적까지 이겨내고 지가르데의 선택을 받은 미르의 영웅. 이지 않았으면, 녹청파에서 내쫓기고 말았을 것이다.


그정도로 리아의 행동은 터무니 없는 것이었다. 대체 누가 녹청파의 사무소를 저렇게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는 장소로 쓴단 말인가. 녹청파의 사람도 아닌 이상 그럴 수 없었다. 심지어 보스가 있는 사무소인 이상 웬만한 조무래기면 긴장해서 오히려 제일 피하고 싶을 장소일텐데. 이런 별난 괴짜는 정말 오랜만에 본다며 어디 하고 싶은대로 해보라고 냅뒀더니 정말 하고싶은 대로 사무소를 사용하고 있었다. 약간 이런 건 하지 말라고 선은 그어 분류해줬어야 했을지도 모른다. 이제와서 이건 되고 이건 안된다고 분류해줘봤자 들을 것 같진 않았다.


미르갈레트가 들은 쇼핑백은 지프가 받아서 어디론가 가지고 갔다. 손님들이나 비지니스 파트너에게서 들어온 선물들을 관리하는 곳에 가지고 간 모양이었다. 어쨌든 선물로 들고 온 이상 자신의 손에서 떠난 물건이니 리아는 신경쓰지 않고 소파에 몸을 맡기고 커피를 홀짝였다.


"일하는데 방해하지 말고."

"네에~"

"포켓몬은 꺼내려면 이곳 말고 뒤에 배틀코트 쪽에서 꺼내고."

"알고 있어요. 일 정리되면 배틀 한 번 하실래요?"

"그래, 나쁘진 않겠군."


저 소리는 해주겠단 소리다. 리아는 씨익 웃으며 더 이상의 말을 하지 않았다. 일을 할 때 방해를 한다면, 진짜로 내쫓길 수도 있었다. 일은 방해하면 안되지. 아무리 자기 맘대로 행동하는 괴짜인 리아여도 그정도의 생각은 머릿속에 있었다. 그리고 일을 방해하고자 이곳에 온 것이 아니었다. 자기도 휴식을 취하기 위해 이곳에 온 것이니 굳이 귀찮아질 일은 하지 않는게 좋았다.


미르갈레트와 커피를 먹으며 잠시 시간을 보내자 사무소 안에 나는 소리들이 귀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서류를 넘기는 소리, 노트북 자판을 두드리는 소리. 딱 딱 딱 초침이 흘러가는 약간 딱딱하고 규칙적인 소리. 가끔씩 걸려오는 스마트 로토무의 소리와 너머에서 들리는 사람 목소리. 그 목소리에 답하는 카라스바의 목소리. 그래서 쳐다보면 가끔씩 시선이 마주치는 녹색의 눈과 노란색의 눈.


저 태양같이 빛나는 노란 눈이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진 모르겠으나, 적어도 마주치는 순간에 불쾌한 모습을 보이진 않는다. 반복적인 소리와 가끔 튀어나오는 드문 소리들 속에 자신과 카라스바가 같이 지내고 있다는 사실. 그리고 적어도 상대방이 자신이 그 속에 있는 것을 불쾌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사실. 그 사실들이 이 살벌하고 어두운 곳을 리아가 '휴식의 장소' 라고 생각하게 만들고 있었다.


사람의 마음이란 무엇일까. 사랑이란 무엇일까. 알 수는 없지만, 적어도 상대방이 있는 장소를 마음편한 장소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효과는 있는 것 같았다. 저 노란 눈동자가 다시 한 번 자신을 바라봐주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며 리아는 미르갈레트를 베어물었다.


어쩌면 녹색이 태양에 이끌리는 건 어쩔 수 없는 걸지도 모른다. 그 마음이 일방통행이어도 상관 없다고, 녹색은 웃으며 태양을 향했다. 언제까지 미르시티에서 이런 시간을 보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되도록 긴 시간동안 내쫓기는 일 없이 휴식을 취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리아는 마음 속으로 간절히 바랐다. 그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리아가 다시 시선이 마주치길 바란 그 이 후부터는 카라스바는 리아에게 태양의 시선을 주는 일 없이 일을 마무리지었다.